무한애정 Affection/Film

화장터 인부(Spalovac Mrtvol) - 유라이 헤르츠

버블건 2008. 1. 14. 15:26
 


원 제 : Spalovac Mrtvol / The Cremator

감독 : 유라이 헤르츠
출연 : 루돌프 흐루신스키, 블라스타 크라모스토바, 야나 스테노바, 밀로스 보그닉, 일랴 프라샤르, 조라 보지노바, 에두아르 코훗
제작 : 1968년 / 체코 / 96분
등급 : 19세

줄거리
주인공(루돌프 흐루신스키)은 부족함 없는 부르주아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중산 계급 시민이다. 언제나 ‘우리는 행복한 가족’이라 말하고 아내를 포함한 식구들에게 ‘천사’라고 부르는 그는 얼핏 보기에 마음씨 좋고 너그러운 가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편협한 나치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유대인에 대한 살인과 밀고를 서슴지 않는 부역자로 변한다. 사람들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그 생각들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혹은 ‘크리스마스는 삶에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읊조리는 그에게 그것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제거돼야 마땅한 것이다. 너무나 평안한 얼굴로 교수형을 집행하기도 하는 그는 이데올로기가 낳은 희생자나 다름없다.

주제
<화장터 인부>는 나치즘에 물든 시대의 어두운 공기를 담아내고 있다. 라디슬라프 푹스가 쓴 소설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1930년대 후반, 독일 점령 치하의 프라하를 배경으로 호러 요소가 가미된 희비극 영화다. 어떤 상황에도 적응하여 살아가며, 쉽게 조작당하기도 하는 그의 모습은 얼마나 인간이란 존재가 부조리한 것인지 증명하는듯하다. 마치 아름다운 세상을 찬양하는 듯한 그의 계속되는 독백이 더욱 공포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고정관념에 얽매여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부르주아의 편협한 모습과, 이데올로기에 의해 희생된 한 남자의 비극같은 삶을 보여준다.

감상 포인트
<화장터 인부>의 이미지는 기괴하다. 영화 처음부터 동물원에서 시작하는 영화는 사람 이마의 주름과 악어 피부의 주름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주는 등, 동물들의 모습을 극도로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왜곡된 화면들이 묘한 공포를 자아내는데 그것은 주인공의 뒤틀린 심성을 보여주는데 효과적이다. 아내를 목욕탕에서 줄에 매달아 죽이고, 그 매달린 여자 아래서 고양이에게 먹이로 우유를 주는 주인공의 모습은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준다. 게다가 거기에 깔리는 음악은 무척 우아하다. 이러한 극렬한 대조법이 <화장터 인부>를 시대배경을 감안할 때 사뭇 충격적이고, 시대를 앞서간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감독
1934년 체코 케즈마록에서 태어났다. 유라이 헤르츠 감독은 1950-58년 사이 국립프라하연극학교(DAMU)에서 연출과 인형극을 공부했다. 이후 극장에서 다년간 연출 경험을 한 후, 바란도프 감독의 연출부로 영화에 발을 들여 놓았다. 개인의 정신 상태와 신체 조건에 대한 병리학적인 분석을 담은 첫 번째 장편영화 <암의 징후>(1966)로 주목받은 그는 <화장터 인부>(1968)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동유럽 감독의 한 사람이 됐다. <화장터 인부>는 시체스-카탈루냐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촬영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모르기아나>(1972), <도자기 공장의 소녀>(1974), <내 사랑의 날들>(1976), <밤의 포로>(1985) 등의 대표작을 내놓았다. <내 사랑의 날들>은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북미지역에도 그의 작품이 소개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987년 독일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던 그는, 지속적으로 TV 드라마 작업을 병행하며 현재 슬로바키아 보헤미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EBS세계의 명화-



예전에 디빅파일로 자막없이 슬슬넘겨 보았던 영화였다.

시종 고딕풍의 화면과 왜곡된 인물 과장된 소품을 통해 시지각적 쾌감을 극대화 시키고,

그러므로해서 나로하여금 묘한 새디즘적 만족과 피해의식이라는 난처함을 선물하며,


히틀러를 닮은 주인공 화장쟁이를 내세워

나치즘에 대한 비판을 카메라에 말걸기라는 형식을 통해 3차원화 시켜낸다.


그땐 모든게 정말 매력적이었다. 허나 이상하게도 EBS를 통해서 몇일전 자막까지 갖춘 이영화를 보았다. 그때보다 더 힘들었다.


물론, 시간이 안 맞아서 중간부터 보게됐던것이 작용했으리라 위안해 본다. 허나, 어찌되었든 이영화 68년도 영화라고 보면 너무나 선구적이다.


지금조차도 일반적이지 않은 다양한 앵글과 카메라웍, 파격적인 이야기,

정말이지 매력적인 이영화를 만든 Juraj Herz감독은 몇편의 호러를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론 '흡혈 자동차'란 영화를 꼭 보고싶다. 언젠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