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애정 Affection/Person 2

[씨네21] 5가지 코드로 풀어보는 감독 미카엘 하네케의 영화세계

글 : 김도훈 | 2006.03.28 현대 유럽 영화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미카엘 하네케의 신작 이 3월30일 개봉한다. 프랑스 중산층 지식인의 위선을 파헤치는 매서운 스릴러 은 하네케 세계의 종합이자 미학적 절정에 달해 있는 작품이다. 하네케는 언제나처럼 흔들리지 않는 카메라로 멈추어선 채 주인공들을 쥐고 흔들며, 동시에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에게도 고통스럽지만 지적인 게임을 제안한다. 데뷔작인 으로부터 에 이르기까지, 지난 17년간 하네케가 만들어온 모든 작품들로부터 5개의 코드를 뽑아 그의 세계를 되짚었다. 함께 실린 서면인터뷰는 폭력과 선동의 작가로만 알려진 하네케를 다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켜본다. 숨어서 지켜본다. 카메라는 파리의 한 골목에 있는 중산층 가정집의 정면을 지켜..

미카엘 하네케

미카엘 하네케 지켜본다. 숨어서 지켜본다. 카메라는 파리의 한 골목에 있는 중산층 가정집의 정면을 지켜본다.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지켜본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관객은 깨닫는다. 그들이 지켜보는 이미지는 주인공인 조르주와 안느가 지켜보는 비디오 테이프 속 이미지라는 사실을. 테이프에 담긴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이라는 사실을. 통상적인 스릴러영화라면 조르주와 안느는 비디오를 보낸 자를 찾아내고, 관객은 안도감을 느끼며 극장을 나설 것이다. 하지만 하네케는 아무런 해답도 주지 않는다. 은 전형적인 미카엘 하네케의 영화다. 그는 언제나 온화한 중산층 가정으로 침입해 들어가고, 가정은 외부의 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내부로부터 자멸해들어간다. 의 주인공들도 똑같은 운명을 겪는다. 누군가에게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