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로만 Narrative

[시나리오] 창백한 푸른점 - 민규동

버블건 2007. 11. 17. 09:50
창백한 푸른점

빵의 상자 11.6.97.

S #1 빵 내부

세트 전경에서 카메라가 상자로 다가가면 상자 위에 제목이 나타난다.
상자가 열리면 연기가 쏟아져 나온다. 연기 위로 스텝 자막과 주제 어구가 나타난다.
디졸브

S #2 토끼를 안고 참선 중인 남자. (괄호 안은 애니메이션)

1.우주의 생성.

발가락으로부터 틸업하면 약간 아래로 고개를 숙인 남자의 눈이 번쩍 뜨인다.
손을 양 옆으로 벌려 호흡을 조정한다.
양 손으로 조금씩 공기 중의 기를 모아 공을 만든다.
공을 조금씩 불려서 커다랗게 만든다.
만들어진 공을 하늘로 올려 튕긴다.
(하늘로 날라올려진 공은 이글거리는 성운으로 변해있고 태초의 폭발처럼 터져버리고 태양과 지
구,달의 생성이 보인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하늘을 올려다본 채 공을 받으러 조금씩 움직인다.
무언가 날라오는 듯 움찔하고 몸을 피하려고 할때,
(커다란 불덩이가 지구위로 구르고 구르는 자국마다 바다,산,나무 등 원시자연의 생성이 보인다.
번개가 내려치고 화산이 터지면서 생겨나는 붉은 파편이 떨어진다.)
뜨거운 불덩이가 된 공이 떨어지고 그걸 받으려다가 뜨거운 나머지 몇번 놓친다.
위로 튕겨진 공이 공중에 멈춰서자,살짝 손을 대보지만 뜨겁진 않다.
그러나 당겨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 쳐본다..철을 친 것처럼 아파한다.
할 수 없어 줄을 만들어서 힘겹게 공을 묶어 당긴다.
눈앞으로 다가온 공..한번에 꿀꺽 삼킨다.
(삼킨 공의 효과로 배가 빛난다,아메바나 세균같은 원시적인 생물체의 탄생,인간 신체 장기의 소
우주적 이미지..노동과 역동적인 도시문명이 건축되는 이미지..전쟁으로 연상에 멈춰진다. 마지
막 이미지는 지평선 위에서 서서히 쓰러지는 한 인간..)

2.선지자의 예언

어지러운 듯 침대 위로 쓰러진다.
죽은 듯한 표정에서 갑자기 눈을 뜨더니 머리위로 손을 휘젓는다.
그리고는 프랑케쉬타인처럼 울부짖다가 다시 반대쪽으로 쓰러진다.
귀를 땅쪽으로 기울여 뭔가를 들으려 한다.
(땅에서 들리는 이해하기 힘든 소리의 이미지.
예수,부처,마호메드..등 각종 성인들의 참선과 고행이 이상한 주문소리를 배경으로..)
혀를 내밀고 눈앞으로 가위질을 하더니 다시 프랑케쉬타인처럼 울부짖는다.
이내 다시 쓰러졌다가 일어나서 머리위 손짓과 혀를 한꺼번에 움직이더니
드니 라방의 자해..몸을 마구 때린다.

3.고행

먼 곳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일어서서 먼 곳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달린다.
서서히 속도가 빨라지고 머리가 바람에 날린다.점점 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만지려 한다.
(갈대 숲을 지나 새들이 날아오르는 강을 건너 알 수 없는 형이상학적인 공간을 내달리다가
아까 보았던 기억 속의 한 존재를 발견하고 그 나신의 존재를 쫓는다. 빛이 강한 문안으로 들어
가더니 이내 문이 닫히고 ..급히 다가서다가 벽에 부딪친다)
부딪쳐서 머리가 아픈 듯 매만지며 실망한 얼굴로 상자위에 앉으려다가
문득 토끼가 없어진 걸 알고 찾는다..갑자기 방구소리가 뽕.
긴 복도를 지나 화장실로 향한다.

S #3. 화장실로 들어온 남자. 애니메이션.

1.변기에 빠진다.

긴 계단과 통로를 지나 화장실에 도달한 남자,
기이한 낙서와 문양,장식이 넘치는 화장실.
변기에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본다. 서서히 토끼 얼굴로 변한다.
문득 변기 안에 담겨 있는 흰토끼를 발견한다.
놀라서 손을 넣어서 그걸 주으려고 할 때
갑자기 변기속으로 빨려들고 변기뚜껑이 쾅 닫힌다.
이 남자를 찾는 목소리가 들리고 아무도 모른다는 소리가 들린다.

2.변기속에서

갑자기 변기가 열린다. 한 남자가 서서 오줌을 눈다.
물을 내릴 때 억지로 변기를 잡고 있다.
구해달라는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다시 변기뚜껑이 닫혔다 열리면 여자가 대변을 본다.
여러 사람의 오물을 받아먹고 버티던 남자는 어느새 지쳐 있고 포기하기 직전이다.
서서히 힘이 빠져서 눈을 감으면서 물속으로 사라진다.

3.변기 밖 상상 속으로(바닷속)

일렁이는 파도 너머로 갈라진 태양 빛이 보인다.
갑자기 토끼가 나타나서 멀리 보이는 성으로 달려간다. 따라가는 남자.
문을 열고 들어가면,사방이 벽인데..
벽마다는 나신의 여자 그림이 있고 구석구석 동상 있다.`
토끼가 그 여자를 향해 뛰어가더니 이내 품에 안긴다.
이상한 자세의 손짓(앞에서 남자가 참선할 때 쓰러지면서 취했던 동작)으로
우주에서 날라오는 메시지를 구하는 여인들.
남자가 다가가서 손으로 만지려고 하자,그림이 실물로 살아난다.
그때 성이 금가고 무너지기 시작하며 여인은 이상한 손동작을 하고는 마침내 쓰러진다.
그 여자에게로 뛰어가려할 때 갑자기 토기의 입이 닫힌다.

4.구원의 순간

놀라서 겨우 정신을 차려 눈을 뜬다. 아직도 변기에 목이 걸려 있다.
이때 갑자기 어디선가 부드러운 손(그 여자의 손)이 다가온다.
살았다는 희망으로 남은 힘을 다해 손을 뻗어 겨우 손을 잡아 당긴다.
그 순간 손은 기이한 오물로 변하고 이 남자는 오물들과 함께 변기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S #4 물구나무 선 채 참선 중인 남자

문득 정신을 차리고 입속에 있던 물을 내뿜는 남자,
제자리로 돌아와 지친 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토끼는 없다.
안되겠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담배를 집어든다.
심각하게 갸우뚱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톡 하고 두드린다.
이때부터 갑자기 남자가 담배를 건드릴 때마다 담배가 계속 이상한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담배를 손바닥 위에 두드린다.
다시 손바닥 위에 두 번 두드린다.
담배에 불을 붙인다.
일어서서 이상한 듯 다시 세 번 두드린다.
일어서서 담배를 빤다.
피하는 담배를 끌어다가,
앉아서 기묘한 동작으로 빤다.
손짓과 혀의 신통력을 확인한 후..세 번 두드
린 후,숨을 길게 내쉰 후 눈이 빠질 듯 온 힘
을 다해 길게 담배를 빤다.
프랑케쉬타인의 몸짓 후 담배를 바닥에 던진
다.
상자위에 올라섰다가 뛰어내려 밟는다.
깨달음의 기쁨으로 웃다가 담배를 짓뭉갠다.

방석으로 때린다.

}}{{톡톡
톡톡톡톡
누구세요?
쾅쾅쾅
잠깐만요.
누구? 너니?
으응? 뭐야?
(탁탁탁,,내뿜는 소리)쉬이익...
콜록콜록

어 뭐야 이거 왜 이래.

(문고리를 잡는다)앗 뜨거.뜨거.
그만해. 그만하란 말야.
아..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엄마,엄마. 살려줘.제발.이러지마
으악......(소리 페이드 아웃)
}}
}}
이때는 남자의 대사와 함께 앞에 들리지 않았던 효과음도 같이 들린다.
{{{{방석을 내던지다가 문득 문에서 나는 소리
고개를 돌려다 보니
문쪽으로 향해 걸어가며
문밖에서 나는 소리
문쪽으로 걸어가며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며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제자리로 돌아와서 다시 심호흡을 하려다가
다시 소리가 나서(탁탁탁) 돌아볼때
문에서 연기가 들어오자 뒤로 물러서며
문쪽으로 뛰어가서 문을 열려고 하다가
연기가 점점 차오자,당당하게 버틸려다가
침대 밑으로,벽위로,상자속으로 숨으려한다.

연기가 상자 속으로 쑤욱 들어가면서 상자문
이 닫히고 자막이 떠오른다. 쭈욱 빠져보면
맨 처음 화면의 빵 내부가 보인다.
}}{{톡톡.
톡톡톡톡.
누구세요?
쾅쾅쾅
잠깐만요.
(바람소리..)누구? 너니?
으응? 뭐야?
(담배를 빨는 소리..숨을 깊게 내쉬는 소리가
연기 소리처럼 쉬이익..)콜록콜록
어 뭐야 이거 왜이래.
(문고리를 잡는다)앗 뜨거. 뜨거
그만해. 그만하란 말야.
아..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엄마,엄마. 살려줘.제발.이러지마.
(담배빠는 소리가 커지면서)으악......
}}
}}
S #5 Epilogue.


(자막)2783 years later. 빵.
화면에는 조금 달라진 공간에서 상자를 다른 용도로 쓰는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사진찍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인다..마치 옛도시를 방문한 것 처럼.
토끼가 이러저리 뛰어다닌다. 그 위로 자막이 올라간다.